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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에 녹아 버린 용인에이스, 벡스 챔피언십 초대 우승기는 루디프로젝트의 품으로 이슈&대세

GM수연아빠 (july***)
2019.08.14 00:53
  • 조회 4687
  • 하이파이브 4

2019 제1회 벡스 챔피언십 초대 우승 트로피는 루디 프로젝트의 품으로

 단지 폭염이라고 말하기에는 뭔가 부족한 덥고 습한 날씨가 연일 계속되고 있다. 더워도 너무 더운 한증막같은 불볕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파주 광탄에 위치한 벡스 챔피언스 파크에서는 2019 제1회 V-EXX 챔피언십 결승전이 펼쳐졌다. 단순한 토너먼트 단기대회가 아닌 48개팀이 조별예선 풀리그를 통해 최소 경기수인 3경기를 보장받고 2라운드인 16강 토너먼트에 진출한 상위팀들간의 단판승오로 최종 우승팀을 결정짓는 방식은 리그와 대회의 중간형태를 가지고 생활야구인들에게 좋은 기회를 제공했다. 지난 5월부터 약 80일간의 일정을 통해 마지막 무대인 결승전까지 오른 주인공은 루디 프로젝트와 용인 에이스팀. 가만히 서있기에도 부담스러울 정도로 정수리를 향해 뜨거운 열기를 내뿜는 태양아래 마지막 승부를 펼칠 준비를 마친 양팀의 표정은 비장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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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키에서 뿜어져 나오는 좌완 선발 오석남의 파워 피칭

​ 양팀은 공히 체감온도 40도에 육박하는 8월 한 낮의 무더위라는 제3의 공적을 상대해야만 했던 더블헤더로 펼쳐진 결승전이었기에 결국 승부의 열쇠는 체력적인 싸움이 될 가능성이 높았다. 루디는 간지와 만난 준결승전에서 이형윤이란 걸출한 선발카드를 소진했지만 오석남-김관천이 각각 1이닝씩 힘을 보태면서 마운드의 체력을 비축하는 여유를 가졌던 반면 난적 누리TLC를 상대로 끝까지 안심할 수 없었던 대접전을 펼치며 정현택이 7이닝을 완투하며 모든 것을 쏟아 부은 용인에이스는 준결승전에 마운드를 올인한 느낌을 지울수 없었다. 결국 오석남과 조영빈이라는 선발카드로 맞 붙은 양팀은 팀의 결승진출을 위해 기꺼이 선발대로 나서 체력을 모두 소진한 에이스 이형윤과 정현택의 연투가 결코 쉽지 않았던 사정을 감안할 떄 선발투수가 과연 몇 이닝을 효과적으로 버텨주느냐에 따라 결승전의 초반 분위기가 크게 좌우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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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회 양팀 타자들은 가벼운 탐색전을 펼치며 별다른 소득이 없이 첫 이닝을 종료한다. 선공에 나선 용인에이스의 테이블세터 안은식과 박현민이 우측으로 날카로운 타구를 연달아 쏘아 올렸지만 루디 프로젝트의 우익수 이성민이 가벼운 몸놀림으로 안정감있는 수비를 선보였다. 1루 실책으로 출루한 곽상욱마저 오석남의 날카로운 견제동작에 비명횡사를 당하면서 삼자범퇴로 상대공격을 틀어막은 루디 프로젝트가 기분좋은 출발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만들어 진다. 하지만 용인에이스의 선발 조영빈도 루디의 이상민과 배훈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내야수비수들의 도움을 받아 실점위기를 탈출하면서 양팀의 첫번째 공방전은 득점없이 마무리되었다. 자칫 무더워로 녹아내린 방망이가 의외의 투수전으로 전개되는 것은 아닌가라는 우려를 낳게 만든 경기초반의 묘한 분위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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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에이스 마지막 자존심을 지킨 곽상욱​의 솔로포


 2회에도 선두타자 김진태가 볼넷을 골라 출루했지만 3루도루에 실패했고 3회까지 매이닝 단 3명의 타자만이 공격에서 나서 별다른 위협을 보여주지 못한 용인에이스의 방망이가 무더위에 힘없이 녹아내린 반면 루디의 방망이는 그라운드의 열기를 도화선 삼아 용광로처럼 뜨겁게 불을 붙인다. 박동석이 볼넷으로 출루하자 7번타자 이정운이 거침없은 스윙으로 우측담장을 훌쩍 넘는 투런포를 쏘아올려 단숨에 경기장의 분위기를 압도해 버린 루디는 임정영의 중전안타로 추가득점의 기회를 마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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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기만 해도 숨이 턱턱 막히는 무더위 때문이였을까? 혹은 루디의 거침없은 저돌적인 움직임 때문이였을까? 결승진출까지 공수에서 안정적인 밸런스를 자랑하던 용인에이스가 내야실책과 야수선택을 범하며 스스로 무너지기 시작한다. 고재익이 날린 텍사스 안타성 타구에 잠깐 현기증을 느낀 심판이 인필드 플라이를 선언해버리는 도움이 없었더라면 아마도 2회 루디 타이거즈의 공격은 쉽게 끝나지 않았을 것 만 같이 길게 느껴졌다. 비록 여운이 남는 아쉬운 심판판정을 뒤로 하더라도 5득점으로 빅이닝을 만들며 확실한 기선제압에 성공한 루디는 용인에이스의 마운드를 초토화시켰고 용인에이스가 부랴부랴 마운드에 정현택 카드를 꺼내들었지만 이미 7이닝을 완투한 직후의 구위는 루디의 쉬어갈 틈조차 보이지 않는 불방망이를 막아내기엔 역부족으로 느껴질 정도로 볼끝의 힘이 많이 떨어진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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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회에도 루디 프로젝트의 방망이는 쉬어가지 않았다. 이성민과 임희철 배훈이 연속 3안타를 날리며 2점을 더 달아났고 큰 키에서 내리꽂는 변화무쌍한 투심을 구사한 오석남에게 철처하게 봉쇄당한 용인에이스와는 달리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며 일찌감치 우승을 예약하는 분위기였다. 결승전에서 용인에이스가 기록한 안타수는 1개, 유일하게 멀티 출루에 성공했던 곽상욱이 4회에 날린 우월홈런이 유일한 안타이자 득점이자 타점이였을뿐 결승전이란 이름이 다소 무색한 정도의 일방적인 스코어와 압도적인 경기력을 선보인 루디타이거즈에게로 우승의 기운이 전해지며 승부의 균형이 깨어진다.


초호화된 마운드, 용인에이스 결승전 초유의 백기투항


 4회 루디프로젝트는 그야말로 용인에이스의 마운드를 맹폭하며 초토화시켰다. 용인에이스가 김진태와 허동준, 김용관을 투입하면서 뜨겁게 달아오른 루디의 방망이를 잠재우려고 안간힘을 써봤지만 임정영과 이성민, 임희철이 홈런포 3개를 쏘아 올린 루디는 장단 9안타를 집중시킨 신들린 타격쇼를 선보이며 용인에이스를 끊임없이 괴롭혔다. 자비라고는 눈꼽만큼도 찾아 보기 힘든 루디의 타선을 상대하기도 버거운 마운드 위에서 더위를 잔뜩 먹어 뻘갛게 상기된 투수들의 지친 표정을 지켜보던 용인 에이스의 벤치는 더이상 버틸 힘이 없다고 판단, 타월을 던지며 께끗하게 경기를 포기하고 말았다. 비록 결승전 초유의 기권패였지만 이른 아침부터 숨이 막히는 무더위속에 노출되어 있던 선수들을 감안할 때 무의미한 체력소모보다는 팀의 훗날을 도모하겠다는 현명한 결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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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옆나라 일본도 무더위속에 뜨거운 청춘들이 펼치는 한 여름의 상징과도 같은 고시엔대회에서 폭염에 노출된 선수들을 보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강하게 대두되고 있다.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한낮의 수은주가 매년 신기록을 갱신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대회의 기간을 바꾸거나 중요한 의미를 갖는 개막직후 1회전 및 결승전을 제외한 대회 일정은 냉방이 가능한 오사카돔에서 치뤄야 한다는 야구인들의 자성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삼복더위속 무시무시한 폭염아래 무방비로 노출된 생활야구의 여건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무더위속에 대회의 일정을 빠르게 마무리하기 위해 태양과 맞 써 싸워야 하는 정오무렵의 더블헤더 결승전 일정은 결국 참가팀들이 가진 좋은 경기력을 십분 발휘하기에는 어려운 것임이 확실해졌다. 앞으로는 보다 여유로운 대회의 일정으로 체력적으로 무리없는 대회스케쥴과 더위를 피할 수 있는 시간대를 택했으면 하는 작은 바램을 가져본다. 마지막 순간 만큼은 누구도 절대로 포기하고 싶지 얺았을 결승전이지만 투혼이라는 명분아래 무의마한 승부를 7회까지 계속 이어가기 보다는 빠른 기권을 선택한 용인에이스의 현명한 선택을 존중하고 싶을 만큼 그런 미치도록 덥고 습한 일요일 한 낮의 대혈투였다. 그리고 최후의 순간 마음껏 웃을 수 있는 마지막 승자는 이 모든 악조건을 정신력으로 이겨낸 루디프로젝트의 차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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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서준원 / 수연아빠의 야구장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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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

    • 등급 hakura
    • 2019.08.17 12:00
    • 답글

    글잘읽었습니다 역시 재밌네요 호

    • 등급 안형수
    • 2019.08.17 22:59
    • 답글

    네 이런 날씨에 대낮 더블헤더, 아우 생각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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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급 닉네임 어쩌고
  • 2014.03.16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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