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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FA한파, 장기 미계약 베테랑 선수들은 설 곳이 없다? 이슈&대세

GM수연아빠 (july***)
2019.01.16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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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FA한파, 장기 미계약 베테랑 선수들은 설 곳이 없다?


 프로야구 FA시장이 잠잠하다 못해 꽁꽁 얼어붙었다. 지난해 양의지가 대형 계약을 터트리며 NC로 이적한 이후 한 달 이상의 시간이 흘렀지만 어디에서도 새로운 FA계약에 대한 소식이 전해지지 않고 있다. 무려 11명의 선수가 자칫 FA 미아가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속에서 새해를 맞이하고 있는 셈이다. 선수들은 자신에게 조금이라도 유리한 조건을 따내기 위해 조급함을 버리고 차분히 협상에 임하고 있지만 1월말까지 계약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전지훈련 합류도 없다는 구단의 최후통첩은 가뜩이나 추운 겨울날 선수들의 가슴을 파고드는 비수로 이어지는 모양새이다. 전체 15명 규모의 자유계약 대상 선수 중 무려 11명이 미계약자로 해를 넘긴 건 FA제도를 도입한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역대급이라고 불리던 작년 FA시장의 경우에도 12명이 연내에 계약을 마쳤고 단 7명이 해를 넘겨 뒤늦게 합류했다. 최준석이 사인&트레이드 형식으로 막차를 탔고 롯데 이우민은 끝내 미계약자로 유니폼을 벗어야 했지만 그래도 체감상 올해 만큼 춥지는 않았던 겨울이었다. 프로야구에 불어닥친 FA한파, 과연 그 해결책을 자유계약 시장의 논리에 맡겨도 좋은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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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박요세님 페이스북>


​<주장1> 거품을 해소하는 과정! 필요한 선수는 결국 적정가에 팔리게 되어 있다.

 몇 해전까지 1월 15일은 자유계약 선수들에게 큰 의미를 갖는 날이었다. 1월 15일까지 FA계약을 종료하지 못하면 유니폼을 벗어야 하는 마지노선이자 FA 계약 마감일이었기 때문이다. 부당하게 강제로 유니폼을 벗은 이도형의 법적투쟁으로 FA 마감 기일에 따른 강제은퇴법은 소멸됐지만 어찌 되었든 오늘까지 새로운 FA소식이 전해지지 않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FA 시장이 꽁꽁 얼어 붙어 있음을 의미한다. 지난해부터 프로야구 구단의 기조가 젊은 선수의 육성으로 변하면서 팀의 체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정도의 특급 선수가 아니라면 외부 선수를 FA로 영입하기보다는 내부 선수를 육성하고 집안 단속을 통한 전력 강화를 우선시하고 있다. 결국 FA계약에서도 자금력을 앞세운 영입보다는 선수들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합리적인 계약 규모를 제시하여 거품이 낀 몸값을 현실화시키고 누구나 수긍할 수 있는 시장논리를 따르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FA시장의 빅3로 거론된 양의지, 최정, 이재원 중에 팀을 이적한 선수는 양의지가 유일하다. 극적으로 3년 20억 규모로 잔류에 성공하여 한숨을 돌린 NC 모창민 이후 FA 이적시장은 완전히 장을 마감한 모습이다. 이제 남은 선수들 중에서 LG와 2년 계약에 잠정 합의한 박용택 정도를 제외하면 FA의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던 20~30억원대의 대형 계약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원소속 구단이외에는 오갈 곳이 마땅치 않는 나머지 10명의 준척급 선수들은 협상이 장기화되면서 구단과의 관계마저 싸늘해졌기 때문이다. 2019년 1월은 선수들에게는 그 어느해 보다 추운 겨울로 기억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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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A 대상자들의 지난 5년간 성적을 살펴보면 구단들이 큰 돈을 쓰지 않는 이유를 쉽게 알 수 있다. 이번 FA 승인 선수들은 신규와 재자격을 구분하지 않고 하나같이 노장이라는 이름이 낯설지 않는 베테랑급 선수들이 대부분이다. 반짝 활약한 노경은과 금민철이 확실히 부활했다고 보긴 힘들고 나머지 선수들은 대체적으로 최근 2~3년간 하락세가 두드러진다. 선수들은 지난 몇 년간 팀을 위해 헌신적으로 몸과 마음을 바친 지난 성적과 고과를 보상해주기를 어필한다. 하지만 어느새 압도적인 기량향상을 기대하기보다는 점점 내리막길을 타고 있는 선수들의 최근 리그 성적을 감안해보면 유일한 20대 선수인 김상수(2014년 정점을 찍고 추락중)를 제외하면 체력적으로 정점을 지난 30대 중후반의 나이가 협상의 큰 걸림돌이 되는 셈이다. FA 계약의 몸값 측정은 과거에 거둔 성적이나 이름값에 따른 대우와 보상책이 아니라 미래를 위한 투자이기 때문에 철저하게 시장논리에 맡겨두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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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LG Twins>


 더욱이 그동안 팀을 옮겨 성공한 준척급 FA 사례가 많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 기회에 현행 KBO 소속 선수들이 받는 몸값에 낀 거품이 어느 정도 제거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는 이유이기도 하다. 결국 수요와 공급에 입각한 시장논리에 맡겨두는 편이 보다 합리적이라는 팬들의 지적이 결코 틀린 말은 아닌 셈이다.


<주장2> 불공정 게임인 FA제도, 보상선수 부담을 덜어주는 개선책이 필요하다.

 반면 FA시장을 바라보는 다른 시각이 존재한다. 야구선수의 유일한 희망인 FA대박을 바라보고 적지 않은 시간 동안 힘든 운동을 버텨냈던 선수들에게 현재 FA제도는 일부 탑클래스 선수들만은 위한 제도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는 주장이다. 보상선수에 대한 부담을 느낀 나머지 각 구단에서 필요로 하는 자원을 영입하는데 소극적으로 변한 현 KBO 무대는 결국 원소속구단이 우월한 위치에서 협상을 주도하기 때문에 적정한 몸값이 형성될 수 없는 구조라는 불만을 토로한다.

 이는 단순히 선수의 몸값을 시장에 맡기기 어려운 구조라는 뜻이 된다. 구단이 팀의 전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충분히 도움이 되는 자원이 있다고 해도 보상선수라는 걸림돌 때문에 외부 자원을 영입하지 못하는 제도적인 모순이 존재한다. 특히 FA계약에 소극적인 스몰마켓을 지향하는 키움 히어로즈 구단 소속 준척급 선수들은 설움이 더 커 보인다. 키움 히어로즈의 중간 계투인 이보근은 지난 시즌 홀드 2위를 기록했다. 무려 64게임에 등판해 7승 6패라는 준수한 성적을 거두었고 특히 필요한 순간 승리를 지켜낸 24홀드의 기록은 충분히 자신의 가치를 입증했다. 하지만 저비용 고효율을 추구하는 구단의 입장 때문인지 아직까지 별다른 계약소식은 없다. 연봉규모와 최근 3년간의 기록만을 놓고 봤을 때 허리가 약한 타구단에서 충분히 군침을 흘릴만한 성적이 분명함에도 이보근 영입시 내줘야 하는 보상선수 문제가 발목을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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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넥센 히어로즈, kt wiz>

 지난해 wiz의 캡틴으로 활약한 박경수나 키움 히어로즈의 김민성 역시 내야자원이 약한 구단에서 탐을 낼만한 가치를 가진 야수로 평가를 받고 있지만 시장의 반응은 의외로 냉담하다. 베테랑 야수를 영입하는 대가로 팀내 유망주를 내주었을때 팬들이 토로하는 불만과 후폭풍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프로야구의 질적 향상을 위해서는 팀의 부족한 부분을 채울 수 있는 트레이드나 FA를 통한 전력의 이동은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아직까지 충분히 경쟁력을 가진 자원이 보상선수의 이유로 외면받고 결국 원소속구단이 "갑"의 위치에서 공정한 평가와 계약을 이끌어낼 수 없는 노예계약과도 흡사한 현 FA제도는 어떤 방식으로든 개선책을 고민해야 한다. 보호선수 25인의 규모를 확대하거나 FA선수의 등급을 정해 차별화된 보상대책에 대한 제도개선이 필요하다. 1군 무대에서 활약이 가능한 선수층이 점점 얇아진다는 지적속에 팀의 약점을 채워줄 수 있는 FA시장이 꽁꽁 얼어 붙은 현재의 상황은 장기적으로 프로야구의 흥미를 반감시키는 요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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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NC 다이노스>


 프로야구는 실력에 근거한 냉정한 평가가 따르는 시장이다. 누군가는 4년 80억이 작다고 말하고 어떤이는 2년 20억도 제시받지 못하는 현실은 모두 실력과 성적에 근거한 평가라는 말을 부인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모범적인 선수생활을 통한 선배로서의 가치, 오랜시간 팬들을 열광하게 만드는 프랜차이즈 스타에 대한 인식부족, 부상과 군입대 등으로 공백이 분명한 포지션을 영입하는데 적극적일수 없는 현재의 FA제도는 그야말로 이름뿐인 "자유계약제도"가 아닐까라는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비활동기간을 마무리 짓고 일제히 해외전지훈련을 떠나는 1월말까지 정상적인 시즌 개막에 합류하기 위해 남은 시간은 고작 2주뿐이다.


글 : 서준원 / 수연아빠의 야구장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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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3.16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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