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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GOUT Monthly] 2000년대생이 온다! DUGOUTV

dugout*** (dugout***)
2021.06.02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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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생새천년에 태어났다 해서 밀레니엄 베이비라 불리는 그들은 출생하는 순간부터 많은 사람의 관심을 모았다년도의 맨 앞​자리가 바뀌고, 1 혹은 2로 시작하던 주민등록번호 뒷자리는 3이나 4로 시작하게 됐다그런 특이점을 가진 2000​년대생들 중 2000년과 2002년 사이에 태어난 이들은 이제 어엿한 성인이 돼 사회에서스포츠계에서문화예술계 등지에서 밀레니엄 세대만의 저력을 떨치고 있다개막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올 시즌 KBO리그에서도 2000년대생들의 존재감이 점점 커진다최근 경기 중계를 보다 보면 문득 놀랄 때가 많다베테랑 타자를 상대로 배짱 있게 삼진을 잡아내는가 하면빈틈없는 공··주 플레이로 팀의 승기를 끌어내는 선수가 알고 보니 이제 갓 스무 살 전후의 선수라는 걸 알게 됐을 때 말이다. KBO리그의 세대교체를 알리는 2000년대생들의 활약상을 살펴보자! (5월 4일 작성)

 

에디터 박소정 사진 KIA 타이거즈삼성 라이온즈, SSG 랜더스

 

#형만 한 아우들의 등장

 

2000년대생 야구선수를 흔히 베이징 키즈라고 부른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당시 대한민국 야구 대표팀이 세계무대의 정상에 우뚝 서는 모습을 보며 야구선수의 꿈을 키운 이들이다이후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WBC 등에서도 우리 야구 대표팀이 종횡무진 활약하는 모습은 당시 초등학생이던 베이징 키즈들에게 큰 감명을 주기에 충분했다선배들의 활약상을 여러모로 접하며 성장해 온 이들의 마음속엔 자연스레 한국 야구에 대한 자부심과 함께 열심히 실력을 키운다면 세계에 이름을 알릴 야구선수가 될 수 있다’ 하는 자신감이 자랐을 것이다.

 

이제 프로에 입단한 지 갓 1~3년 차에 접어든 신인급 야구선수들이 KBO리그 내에서 보여주는 활약은 대단하다그들은 야구를 즐기면서도 진지하게 임하는 방법을 배웠다올림픽아시안게임을 보면서 자발적으로 야구를 시작하고태극기를 가슴에 달고 야구선수로서 국위 선양에 나서는 선배들의 모습을 보며 자란 것이 영향을 미쳤다국내 청소년들의 성장 발육상태가 좋아짐에 따라 운동선수로서 최적의 신체조건을 갖춘 선수들도 여럿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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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팀의 에이스이자 미래

 

올 시즌 KBO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2000년대생 선수로는 누가 있을까첫 번째는 삼성 라이온즈의 프로 데뷔 3년 차 투수 원태인(2000년 4월 6일생)이다. 2021시즌 KBO리그가 개막한 지 약 한 달 만에 벌써 선발 4승째다. 5번의 선발경기 모두 최대 2점 이내로 막아내며 4월 평균자책점 1.16으로 이른바 짠물 피칭을 선보이고 있다타 팀의 외국인 선발투수들과 견줘도 뒤처지지 않는 성적 덕분에 4월 MVP 후보에도 올랐다. 1, 2년 차까지만 해도 기복이 컸던 그는 올 시즌 들어 환골탈태 수준의 눈부신 활약을 보이며 삼성 팬들의 열렬한 응원과 사랑을 받고 있다입단 전부터 진정한 삼성 팬임을 입증했던 원태인본인이 가장 좋아하는 팀에서 팬들이 가장 좋아하는 선수가 될 날도 머지않아 보인다.

 

KT 위즈 소형준(2001년 9월 16일생)은 프로 데뷔 첫해부터 KBO리그에 강렬한 인상을 남긴 2000년대생 투수다. 2020시즌엔 초특급 괴물 신인이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을 정도로 정규시즌과 플레이오프에서 대활약했다. 2020시즌 KT가 창단 첫 플레이오프 진출이라는 기록을 세울 수 있었던 데에도 소형준이 한몫했다는 KT 팬들의 의견이 많다비록 올 시즌 초반 3경기에서는 평균자책점 5.52, 구속 하락 등의 부진한 모습을 보였지만, 2군 휴식 후 치른 복귀전에서 6.1이닝 3안타 4볼넷 6탈삼진 1실점 호투로 시즌 첫 승을 거두며 팬들의 우려를 불식시켰다소형준이 프로 데뷔 2년 차의 소포모어 징크스(Sophomore jinx, 프로 스포츠에서 신인으로서 첫해 성적이 좋았으나그다음 해에는 부진한 성적을 거두는 현상)’를 잘 이겨내고 류현진김광현 같은 괴물 투수로서의 명맥을 이어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KIA 타이거즈의 새로운 마무리 투수 정해영(2001년 8월 23일생)의 활약은 경이롭다. 11경기에 출전해 3승 1패 3세이브 평균자책점 0.64를 기록신입 마무리로서 제 역할을 다하는 중이다투수로서 부담을 느끼기 쉬운 포지션이 마무리 투수로 꼽히지만마운드에 서 있는 정해영에게서 부담감이나 긴장감을 찾기는 어렵다일반적인 마무리 투수들과 비교해 구속이 낮고 볼의 비율이 전년에 비해 높아졌다는 평을 듣지만신인이기에 앞으로 고쳐나가면 되는 부분이다올 시즌 풀타임 출전이 예상되는 만큼 체력도 길러 시즌을 대비한다면 KIA의 차세대 명품 투수로 성장하는 좋은 밑거름이 될 것이다.

 

이의리.jpg

 

KIA에서 활약하고 있는 2000년대생 선수라면 이의리(2002년 6월 16일생)도 빼놓을 수 없다. 2021 KIA의 1차 지명으로 입단한 그는 신인이지만 4번의 선발경기에 나와 1승 무패 평균자책점 2.42를 기록 중이다초반 3경기 동안은 승리 없이 3점 이내의 실점을 이어갔으나지난 4월 28일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서 6이닝 10탈삼진 무실점으로 데뷔 첫 승을 따냈다첫 승의 맛을 봤으니 앞으로 더 많은 승수를 쌓을 수 있으리라 본다프로 데뷔 동기이자 2021 특급신인 유망주 3인 멤버인 롯데 자이언츠 김진욱과 키움 히어로즈 장재영이 부진으로 잠시 1군을 이탈한 가운데 이의리의 독보적인 성장세가 무섭다.

 

한화 노시환(2000년 12월 3일생)은 2021시즌 가장 기대되는 2000년대생 야구선수로 꼽힌다. ‘포스트 김태균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2020시즌 침체기에 빠진 한화에 한 줄기 빛과 같이 등장했다. 2020시즌 팀 내 유일한 두 자릿수 홈런타자로 한화 팬들의 기대감을 높인 그는 올 시즌에도 쟁쟁한 베테랑 선배 타자들에게 뒤처지지 않는 타격 성적으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5월 4일까지 22경기 83타수 27안타 6홈런 출루율 0.404 장타율 0.614를 기록하며 김경문호 승선의 가능성을 확 끌어올렸다특히 득점권 타율이 0.577에 이르는 것은 고무적이다한화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도 노시환을 국가대표 3루수로 치켜세우고 있다.

 

2020시즌 KBO리그 한국시리즈에서 NC 다이노스 송명기(2000년 8월 9일생)는 신인이라고 생각하기 어려운 완벽한 경기력을 보여줬다물론 정규시즌에서도 그의 위엄은 대단했다평소에는 웃음이 많고 순해 보이다가도 마운드 위에서는 전혀 다른 모습의 승부사로 변했다. 2020시즌 9승 3패 평균자책점 3.70을 기록한 그는 같은 해 한국시리즈에서 1승 평균자책점 0.00으로 NC의 창단 첫 우승을 견인했다올 시즌은 4경기 동안 2승 1패 평균자책점 3.50을 기록 중이다아쉽게도 송명기는 지난 4월 23일 선발 경기 후 오른쪽 내복사근 부분 파열로 인한 고통을 호소해 한 달가량 전력에서 제외된다부상 복귀 후 돌아온 그가 이전과 같은 우승 청부사의 면모를 보여줄지 기다려보자.

 

LG 트윈스 이민호(2001년 8월 30일생)는 우리나라 국보급 투수 선동열의 극찬을 받은 2000년대생 야구선수다유연한 피칭과 타자와의 승부를 피하지 않는 담대함이 이민호의 장점이다소형준과 마찬가지로 2021시즌 초반에는 선발투수로서 경기를 풀어나가는 데 다소 어려움을 보인다하지만 2020시즌 소형준과 신인왕 경쟁을 치르고 20경기 동안 4승 4패 평균자책점 3.69로 프로 데뷔 1년 차로서는 준수한 성적을 거뒀던 만큼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주리라 기대된다.

 

두산 베어스 안재석(2002년 2월 15일생)은 올 시즌 갓 데뷔한 고졸 신인이다개막엔트리에 들어가며 5월 4일까지 14경기 10안타 타율 0.286 7득점 2타점 출루율 0.359를 기록 중이다안재석은 유격수 수비 측면에서 더 관심을 끈다두산 김태형 감독은 안재석의 담대한 정신력을 칭찬하며 안정적인 수비능력으로 두산의 차세대 유격수가 될 재목임을 인정했다안재석은 KIA 이의리와 함께 올 시즌 신인왕의 유력한 후보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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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랜더스 오원석(2001년 4월 23일생)은 2020 신인드래프트 1차 지명 출신이다. 2020시즌에는 단 8경기에만 등판했으나올 시즌에는 SSG 선발투수 이건욱의 부진과 외국인 선발 아티 르위키의 부상 이탈로 벌써 8번의 등판 기회를 얻었다그리고 지난 4월 28일 KT 전에 선발로 투입돼 6이닝 9탈삼진 4피안타 1홈런 2실점의 성적을 거뒀다비록 선발승은 따내지 못했지만데뷔 첫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하며 선발 요원으로서의 자질을 입증했다. SSG 김원형 감독도 오원석이 장차 SSG의 마운드를 책임질 신인이라고 칭찬했다.

 

#새로운 영웅들을 맞이하라


2000년대생 야구선수들의 활약이 대단한 가운데과연 어떤 선수가 2000년대생 최초로 골든글러브를 타게 될까? <더그아웃 매거진에디터들이 예상한 ‘2000년대생 최초 골든글러브 수상자’ 후보들을 아래에서 소개한다.

 

이예랑 에디터 파란 피의 에이스

 

2021년 포털사이트의 야구 면을 장악한 이야기는 단연 신예들의 탄생이다. ‘갓차지명이라는 단어가 생겨날 만큼 베테랑보다 어린 선수들에게 이목이 쏠린 일은 매우 흥미로운 이례다그중 삼성 원태인은 2000년생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뛰어난 기량을 마운드에서 증명해내고 있다어릴 적부터 야구 신동이라 불리던 그는 2020시즌 후반기에 8연패를 기록하며 2년 차 투수가 겪는 소포모어 징크스를 피해갈 수 없었다하지만 현재 평균자책점다승 1위 타이틀을 얻으며 파죽지세의 모습으로 화려한 반등에 성공했다지난 시즌보다 약 5km/h 정도 향상된 구속과 업그레이드된 체인지업으로 타자들의 배트를 꼼짝 못 하게 만들었다실력과 동시에 눈에 띄는 모습은 마운드에서 달라진 태도다불리한 상황에 도망가는 듯한 투구를 보인 작년과 달리 타석에 들어선 타자를 공격적으로 상대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또한 이미 내어준 베이스에 연연하지 않고 주어진 상황을 웃는 얼굴로 즐기는 모습과 같이 어린 선수에게는 찾아보기 힘든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야구 신동아기 사자를 넘어 진한 파란색 피가 흐르는 정통 에이스로서 입지를 확실히 다지고 있는 원태인. 2000년대생 중 독보적인 성장을 보이기에 제1호 골든글러브 수상자로 감히 점쳐본다.

 

송서미 에디터 의리를 지켜라

 

2006년 KBO리그에 데뷔한 괴물 신인 류현진을 기억하는가데뷔와 동시에 신인왕, MVP, 골든글러브를 동시에 수상한 류현진은 2010년대를 주름잡고 메이저리그로 떠났다그리고 2020년대에 들어서며 자칭타칭 제2의 류현진은 수도 없이 나왔다올해 역시 마찬가지다그중 KIA의 고졸 루키 이의리는 단연 눈에 띄는 선수다. 2002년생으로 올해 고작 만 19세인 이의리는 데뷔 시즌 한 경기 두 자릿수 탈삼진을 기록한 투수가 됐다그는 지난 4월 28일 한화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2피안타 1볼넷 10탈삼진으로 데뷔 첫 승을 거뒀다. 18개 아웃 카운트 중에 10개를 삼진으로 잡으며 올 시즌 신인 중 최고의 투구를 선보였다이 페이스대로라면 최연소로 도쿄 올림픽에 참가하는 것도 기대해볼 만하다사실 KIA 출신 신인왕이 언제 있었는지 가물가물할 정도다올해는 이순철 이후 30여 년 만에 KIA의 신인왕&골든글러브 수상자를 기대해보자.

 

곽동희 에디터 소형준은 소형준이다

 

베이징 키즈 중에서 좋은 재목이 많지만골든글러브에 가장 근접한 선수라면 단연 KT 소형준이다지난해 13승 6패 평균자책점 3.86으로 신인왕을 수상하며 기량이 검증됐다또한 2020시즌 투수 부문 골든글러브 투표에서도 총 12표를 얻어 NC 드류 루친스키 48롯데 댄 스트레일리 39표에 이어 네 번째로 많은 득표를 기록했다무엇보다 소형준의 큰 장점은 안정감이다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의 투구를 하는 배짱을 지녔다지난해 플레이오프에서의 활약을 통해 큰 경기에도 통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긴 정규시즌에서 꾸준히 자기 몫을 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가 그래서 가능하다돌부처와 같은 안정감에 더해 150km/h 대에 이르는 패스트볼과 위력적인 커브체인지업 등 수준급 무기를 앞세워 올해도 자타공인 최고 투수의 반열에 오를 수 있을지 앞으로의 활약이 더욱 기대된다.

 

조예은 에디터 최고의 3루수를 노려라

 

유망주가 터지는 순간은 모든 야구팬의 꿈이다한 해 동안 많은 유망주가 등장하지만리그 정상급으로 크는 선수는 한 명 나올까 말까다골든글러브는 단순히 실력만으로 받을 수 없다는 점에서 더욱더 힘들다특히 선발투수는 쟁쟁한 외국인 투수를 상대로 기량을 발휘해야 한다그런 의미에서 한화 노시환을 주목해보고 싶다지난해 팀 유일의 두 자릿수 홈런을 쳐내며 장타력을 증명했고올해도 순항하고 있다아직 시즌 초반이라 단언하기는 이르지만지금처럼 발전한다면 골든글러브가 멀지 않아 보인다특히 골든글러브 3루수 부문은 2018년부터 매년 주인이 바뀌었다그만큼 뛰어난 각축이 벌어지는 곳이기도 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독보적인 선수가 없는 자리다장타력을 중요시하는 포지션인 만큼 좋은 평가를 기대해볼 만하다당장 올해는 어려울 것이다그런데도 그가 골든글러브를 거머쥐는 날이 그리 멀어 보이지만은 않는다.

 

#도쿄 키즈 탄생을 위하여

 

올해는 2021 도쿄 올림픽이 열린다기존 개최 예정이었던 2020년보다 1년 늦게 치러져 2000년대생들에겐 김경문호 승선을 위한 기회가 1년 더 주어졌다그동안 프로의 세계에서 자신을 더욱 성장시켰으리라아직 예비명단 속 2000년대생 선수들 가운데 어떤 새로운 얼굴이 김경문호에 승선할지는 모르지만베이징 올림픽을 보며 야구선수의 꿈을 키운 베이징 키즈들이 이제는 새롭게 등장할 도쿄 키즈들의 꿈을 키워줄 차례다도쿄 올림픽에서 야구 대표팀의 활약이 도쿄 키즈들에게 큰 영감을 줄 것이다이러한 선순환이 계속돼 KBO리그 내 원활한 선수자원 수급과 야구 환경 발전으로 이어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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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그아웃 매거진 122호 표지

 

위 기사는 더그아웃 매거진 2021년 122호(6월 호)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홈페이지 www.dugoutm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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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급 닉네임 어쩌고
  • 2014.03.16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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