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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GOUT Futures] LG 트윈스 이정용 DUGOUTV

dugout*** (dugout***)
2021.05.12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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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받는 꾸러기

 

솔솔 불어오는 따뜻한 바람과 널리 퍼지는 타격음이 합을 맞추는 계절이 왔다매서운 바람에 손을 호호 불며 갈고닦은 실력을 보여줄 때가 온 것이다이번 시즌 LG의 불펜진은 그 어느 팀보다 든든한 모습으로 마운드에 올랐고길어진 해가 반가워 길가에 활짝 핀 꽃들처럼 승리의 향기를 뿜어내고 있다화사한 꽃잎만큼 야구팬의 마음을 설레게 한 선수가 있다바로 LG 트윈스의 불펜진 중 핵심 선수로 꼽히며 데뷔 후 마운드에서 첫봄을 맞은 이정용이다마운드에서의 묵직한 표정과 반대로 엘튜브에서는 장난기 넘치는 모습으로 팬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팬들에게 받은 사랑보다 더 베풀어주고 싶다는 능청꾸러기를 만나보자.

 

Photo LG 트윈스 Editor 이예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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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에서의 첫 번째 봄

 

2019년도 지명 인터뷰 이후 첫 단독 인터뷰예요오랜만에 만난 <더그아웃 매거진독자들께 인사 부탁해요. (4월 6일 인터뷰)

안녕하세요. LG 투수 이정용입니다반갑습니다.

 

드디어 2021시즌 개막을 했어요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개막 엔트리에 승선했는데 기분이 어때요?

지금까지 보내온 그 어떤 시즌보다도 더 많은 신경을 쓴 만큼 기대가 되고개막부터 잘해보려고 준비 열심히 했어요아픈 모습보다 실력을 보여 드리고 싶어요.

 

첫 1군 스프링 트레이닝이었는데 어떤 목표를 갖고 임했나요?

입단 후 두 시즌을 재활하면서 보냈기 때문에 목표보다는 아프지 않아야겠단 마음으로 임했어요제가 건강하면 성적도 자연스레 잘 나온다는 긍정적인 마인드로 아프지 말자는 다짐을 가장 많이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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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단 후 토미 존 수술로 시즌 아웃이 됐어요두 번째 팔 수술이었는데 재활하는 동안 힘들지 않았나요?

수술 판정을 받았을 때 제일 힘들었어요당시 이제 드디어 프로에 왔다’, ‘시작이다라는 설렘이 컸는데 아주 아쉬웠어요오히려 수술 당일엔 무덤덤하고 괜찮더라고요. ‘좋아질 거야라는 긍정적인 마음으로 지냈어요그런데 또 한 번의 위기가 찾아오더라고요공을 던지기 시작하면 당연히 아픈 순간이 온다고 하는데 막상 캐치볼을 시작하고 아프니까 너무 힘들었어요조금 더 지나면 야구를 할 수 있다는 희망을 품고 재활을 열심히 했거든요아픈 그 순간만큼은 정말 힘들었어요그래도 그런 순간을 잘 버텨내서 이번 시즌엔 좋은 모습을 보여 드릴 수 있습니다.

 

지난 시즌은 데뷔 시즌인 것과 동시에 재활 후 복귀 시즌이었어요평균자책점 3.71을 기록하며 준수한 성적을 보여줬는데 이번 시즌 목표는 어떻게 되나요?

정확한 수치로는 생각해보지 않았어요작년엔 시즌 중간에 합류해서 성적을 냈는데 올해는 작년보다 경기 수이닝 수 등 각 기록에서 두 배 정도 좋은 성적을 내고 싶어요.

 

연습경기 모든 등판에서 9회를 책임졌어요류지현 감독이 고우석과 함께 마무리 투수를 맡길 구상이라고 하는데 부담감은 없나요?

부담보다 책임감이 더 커요고우석 선수는 제일 가까이에서 지켜본 바로 아주 좋은 투수거든요만약 우석이가 마무리 짓지 못하는 상황이거나 제게 마운드가 넘어왔을 때 경기에 대한 책임을 잘 져야 한다고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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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연습경기에서 최고 구속을 뽐냈어요투구 속도가 나날이 상승 중인데 스피드를 위해 특별히 노력하는 점이 있나요?

스피드 자체를 올리려는 노력은 안 했어요앞서 이야기했듯이 아프지 않으려고 몸을 만드는 데 더 신경 썼어요투구할 때는 자신 있게 던지자라는 마음으로 임했는데 그래서 구속이 더 향상된 듯해요.

 

포심과 슬라이더가 주무기예요반면에 변화구의 볼 종류가 다양하지 않은데 구사하고 싶은 볼 종류가 있나요?

크게 생각해 본 적은 없어요경기를 경험하면서 코치진의 피드백이 온다면 다른 볼 종류를 고민해 볼 예정이에요중간 투수로서 주어진 이닝만 확실하게 책임지면 되니까 다양한 볼 종류보단 확실한 제 공을 갖고 있다면 충분합니다.


시즌 시작부터 함께하는 건 처음인데 144경기를 임하는 각오가 남다를 듯해요.

이번 시즌 시작을 같이했지만시작보단 끝을 같이하고 싶어요처음부터 끝까지 시즌을 함께한다면 좋은 경험이 될 것이기 때문에 남은 경기들이 기대돼요시작도 좋지만 지금은 시즌 끝을 더 잘 마무리하고 싶은 마음이 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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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재력과 숨바꼭질

 

과거 한 인터뷰에서 투수를 길게 하지 않아서 싱싱한 팔이라고 어필했어요아직도 유효한가요?

아직도 그렇다고 봐요오히려 싱싱하지 않은 팔을 수술함으로써 새 팔로 바꿨기 때문에 다시 싱싱해졌어요. (웃음)


어릴 적 운동신경이 뛰어나서 공부하면 안 되겠다라는 말을 들었다고 하는데 많은 운동 중 야구를 시작한 계기가 있나요?

공부를 잘하지도 않았지만 못하지도 않았어요. (웃음어릴 적부터 활동하는 걸 좋아했고 동네 마트에서 산 글러브로 친구들끼리 캐치볼을 했어요마침 다니던 학교에 야구부가 있었는데 캐치볼을 하다가 초등학교 감독님의 권유로 시작하게 됐어요.

 

고등학교 1학년, 157cm의 작은 키 때문에 고민이 많았을 듯해요.

걱정보단 나는 클 거야라는 기대가 더 컸어요아버지랑 형이 모두 늦게 컸다고 해요. ‘우리 집은 늦게 크는 유전자다라고 여기고 기대하며 기다렸어요빨리 크고 싶다는 조급한 마음이 들 때도 있었지만 시간이 흐르니까 진짜 크더라고요그리고 무엇보다 부모님께서 잘 성장할 수 있도록 신경을 써 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키가 크게 돼서 내야수에서 투수로 포지션을 바꿨다고 해요.

투수로 전향하고도 13cm가 자랐지만 170cm로 작은 키였어요고등학생이지만 다른 선수와 견줄 만큼의 힘도 없었어요야수를 하면서 여러 방면으로 부족했고 공을 던지는 게 더 재밌어서 투수를 하고 싶은 마음이 컸어요감독님이 그 부분을 이해해주시고 투수 해 보자’ 하고 선뜻 권유해주셨어요투수로 전향하고 대학 진학해서까지도 키가 자랐어요.

 

계속해서 타자였다면 어땠을까요?

친구들끼리 대학교 들어갈 때 장학금은커녕 등록금을 모조리 내고 야구를 했을 거라며 장난스럽게 이야기해요. (웃음)


투수로 전향 후 부상이 있었고설상가상으로 대학 입학까지 불투명해졌는데 당시 기분이 어땠나요?

당시엔 아팠던 적이 없어서 며칠 뒤면 괜찮아지겠지’ 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겼어요그런데 통증이 계속 있더라고요. ‘아직 고등학생이고 지명받지 못하더라도 대학 가서 더 해보자’, ‘난 키가 늦게 컸으니까 대학 가면 더 잘할 거야’ 하며 긍정적으로 이겨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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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U-23 세계야구 월드컵 대회에 참가해서 대표팀 최다 세이브를 기록했어요하계유니버시아드 야구 대표팀 이후 두 번째로 태극마크를 달고 뛴 경기인데일 년 동안 성장을 확실히 보여준 무대였어요.

2017년도에 안타를 많이 맞았는데 다른 팀 친구들에게 제 공이 어떤지 물어봤어요친구들이 공이 가볍다고 말해주더라고요그래서 그럼 겨울부터 살을 찌워야겠다고 마음을 먹고 엄청나게 노력했어요틈만 나면 닭가슴살을 먹고 야간 운동 끝나면 간식도 챙겨 먹었어요닭백숙 팩이 있는데 그게 1,000kcal 정도 돼요계속 잘 챙겨 먹었더니 살면서 처음으로 80kg을 넘겼어요일 년 동안의 증량이 성적 향상에 많은 도움이 됐어요.

 

이번 도쿄 올림픽 예비 엔트리에도 이름을 올렸어요올해 다시 한번 태극마크를 달 수 있을까요?

대학교 때 대표팀을 해봤지만 그래도 여전히 국가대표는 꿈의 자리예요한번 해보니까 이만큼 영광스러운 자리가 없고 이뤄도 다시 이루고 싶은 꿈이에요이번 예비 엔트리에 든 건 큰 영광이고 시즌 동안 좋은 모습을 보여주게 된다면 저도 한번 도전하고 싶어요.

 

LG가 2006년 이후 13년 만에 대졸 선수 1차 지명을 했어요지명 당시 소감은 어땠나요?

엄청나게 기분이 좋았어요. 4학년 때 성적도컨디션도 정말 좋았어요. ‘한번 해보자’ 하는 마음으로 매 경기에 임했는데감사하게도 초반부터 LG에서 많은 관심을 가져주셨어요그래서 하루살이처럼 새로운 주가 다가올 때마다 이번 일주일도 잘 버텨보자며 이 악물고 열심히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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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 후 모교인 동아대학교에 2,000만 원을 기부했어요기부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나요?

아무래도 부모님의 영향이 커요부모님이 어릴 적부터 남에게 베풀고 살아야 한다고 강조하셨어요실제로 부모님도 그러시고요(기부 후 학교에선 어떤 반응이었나요?) 엄청 좋아했어요제가 학교에 다니면서 좋은 선수로 성장할 수 있었잖아요덕분에 높은 순번으로 지명도 받을 수 있었고요아버지가 좋은 자양분을 얻을 수 있었던 보금자리에 대한 보답이자 앞으로의 저를 위해서 하는 일이기도 하다고 말씀해주셨어요지금도 대학교에서 명절 때마다 과일이나 쌀 같은 선물을 보내주세요학교에 참 고맙고 저를 키워주셔서 감사해요.

 

파란만장한 야구 인생을 그려가고 있어요앞으로 선수로서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나요?

큰 목표는 누구나 꿈꾸는 일이지만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투수가 되고 싶어요또 다른 목표는 아프지 않고 오랫동안 야구를 하고 싶어요프로에 입단하자마자 아파서 아프지 않는 게 가장 큰 목표고 긴 시간 동안 야구를 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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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청스럽게 혹은 진지하게

 

인간 이정용은 어떤 사람인가요?

장난기가 정말 많아 보이지만 생각은 엄청 깊고 진지한 면도 많아요보이는 캐릭터 때문인지 주변에서 진지함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대요저는 아주 생각이 깊고 하고 싶은 것도 많고 꿈을 많이 꾸는 사람이에요.

 

엘튜브에서 대졸인데 학점 보는 법을 모른다고 잠깐 나왔어요사실인가요?

아뇨알고 있었어요. (웃음(왜 이런 이야기가 나온 거예요?) 졸업한 지 꽤 돼서 오랜만에 학교 홈페이지에서 찾아봤는데 어디서 봐야 하는지 잘 모르겠더라고요그래서 학점 보는 창을 못 찾은 건데 볼 줄 모른다고 나왔어요.

 

같은 팀의 이상영과 닮은꼴로 유명해요본인이 판단할 때 누가 더 나아요?

얼마 전에도 상영이가 둘이 찍힌 사진을 캡처해서 메시지를 보내더라고요. “형이 제 친형이라는 소리가 있던데요라며 사진을 보냈어요근데 아무리 봐도 제가 봤을 땐 안 닮았거든요그래도 싫지는 않아요.


마운드 등장곡이 영탁의 찐이야였는데 바꾼 이유가 궁금해요.

트로트가 싫다기보다 제게 안 어울린다고 봤어요저는 웅장하고 멋있는 곡을 좋아하는데 사람들이 너는 재밌게 가야 하니까 찐이야가 더 잘 어울려라고 하더라고요그래도 저는 지금 등장곡인 이매진 드래곤스의 ‘Believer’가 진지하고 카리스마가 느껴져서 개인적으로 더 마음에 들어요.

 

평소 즐기는 취미가 있어요?

드라마나 영화를 종종 봐요근데 집에만 있는 거보다 밖에서 활동하는 일이 더 좋아요(최근에 봤던 드라마 중 재밌게 본 작품은요?) 펜트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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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크스나 평소에 꼭 해야 하는 루틴이 있어요?

굳이 신경 쓰려고 하지 않아요틀에 얽매이다 보면 스트레스를 받아서 있어도 흘리려고 노력해요.

 

팬들에게 어떤 선수로 남고 싶나요?

많은 사랑을 받는 선수가 되고 싶어요지금도 충분히 사랑받고 있지만지금보다 더 항상 생각나는 선수가 되고 싶어요지금처럼 문득문득 떠오르는자주 생각이 나는 선수가 되고 싶어요.

 

야구를 하면서 가장 감사했던 순간은 언제예요?

하고 싶었던 야구를 하게 해 주신 부모님께 감사하고 중고등학교 6년 동안 야구의 끈을 놓치지 않도록 끝까지 이끌어 주신 감독님께 감사해요무엇보다 높은 순번으로 지명받을 수 있도록 이끌어 주신 대학교 감독님께도 감사합니다한 분한 분 이야기 할 수 없을 정도로 감사한 분은 참 많아요오래 살지는 않았지만 지금 이 자리까지 오면서 주변 사람들의 복을 많이 받았어요.

 

<더그아웃 매거진공식 질문이에요이정용에게 야구란?

야구란 친구예요살면서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잖아요항상 제 옆에 있어야 할 존재라서 야구는 친구입니다.

 

마지막으로 구독자분들에게 한마디 하고 마칠게요.

드디어 부상으로 시작하지 않고 제대로 된 몸으로 첫 시즌을 시작했어요이번 시즌이 저도 아주 기대되고 빨리 코로나19가 종식돼서 많은 팬과 함께 응원하는 날이 오면 좋겠습니다벌써 많은 관심 가져주시고 있지만더욱더 관심 가져주세요감사합니다!


***

봄에 피는 꽃 중 이정용은 개나리와 참으로 닮았다나이는 어리지만 저 멀리서도 풍경을 압도하는 존재감을 가진 샛노랗게 빛나는 개나리 말이다야구장 밖에선 능청스러운 연기장난기 가득한 꾸러기의 모습을 보였지만 마운드 위에선 그 누구보다 카리스마 넘치는 반전매력을 갖고 있어 더욱 사랑받는 선수이지 않을까 싶다손끝에서 만발하기까지 파란만장했던 이정용그토록 고대해왔던 순간이기에 더욱 설레고 따스한 올해의 봄일지도 모른다이른 봄에 피고 가을에 열매를 맺는 개나리처럼 부디 이 봄에 꽃을 피우고잎이 떨어질 무렵에는 노력으로 가득 찬 열매를 맺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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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그아웃 매거진 121호 표지


위 기사는 더그아웃 매거진 2021년 121호(5월 호)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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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급 닉네임 어쩌고
  • 2014.03.16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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